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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

자아성찰의 시작은 과거의 나에게 기회를 주는 것

tommy05 2024. 6. 12. 22:23

나는 살면서 그동안 어떤 것들을 포기해 왔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취향을 물을 때 나는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

어떤 색을 좋아해?

어떤 음악을 좋아해?

넌 취미가 뭐야?

단 하나의 질문에도 난 진실을 답하지 못했다.

가끔은 아무 답이나 내놓기도 하고 대부분은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다.

왜 나는 좋아하는 게 없을까 

나라는 존재를 인식한 어린 시절 어느 한 시점부터 항상 의문이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깨닫겠지

아, 대학생활을 하다 보면 저절로 내 취향이 생기겠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나에 대해 잘 알게 되겠지

그렇게 나는 나를 모른 채 29이 되었다.

 

왜 나는 나를 소개할 때 내 이름 석 글자 이상 말하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과거에 내가 조금이라도 흥미 있었던 일이 뭐였나 곰곰이 생각했다.

중학교 때였을까? 어렸을 적부터 교과서에 낙서 같은 그림을 많이 그리곤 했다.

고등학생 때는 이유도 모른 채 몇 날 며칠을 공부도 안 하고 미술 실기에 매달려 수행 평가 만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 사실이 뿌듯했는지 아직까지도 생각이 난다.

대학생 때는 오일 파스텔이 유행해 몇 달간 빠져 살았다.

그럼에도 내가 그림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십여 년이 지난 지금에야 깨달았다.

참 나에 대해 무관심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스스로 포기해 버렸던 건 아닐까 한다.

겨우 내가 이걸로 뭐 하겠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야 하는데 그림 그릴 시간이 어딨어?

손재주 없는 내가 이걸 그려서 뭐 해?

끊임없이 나를 외면하고 포기해 왔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도전해보려 한다.

오랫동안 켜지 않았던 태블릿을 충전하고,

유튜브를 보며 스케치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다.

과거의 포기했던 나 자신들에게 다시 펜을 쥐어주려 한다.

벌써부터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고,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

 

나를 알아가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한편으론 설렌다.

처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나 찾았고 앞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공부하고 즐길 것이다.

이런 일들이 하나둘씩 쌓인다면 결국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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